2019년 5월 26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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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문화난장’ 확산돼야
정겨울 문화부 기자

  • 입력날짜 : 2017. 09.17. 19:04
지난 9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5·18민주광장에선 깜짝 놀랄 만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5명의 청년 퍼포머들은 1980년 당시 학생, 시민군의 분장을 하고 단상 위에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꼼짝 않고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조각상처럼 보였다. 태극기를 쥔 손이 종종 움직이고, 비장하게 뜬 눈에 눈꺼풀은 파르르 떨리기도 했다. ‘5·18 시민군상 마임 퍼포먼스’에 관한 얘기다. 20여분간 이어진 이 퍼포먼스는 잠깐의 쉬는 시간 이후 또 새로 바뀐 포즈로 시민들에게 선을 보였다.

인근을 지나던 사람들은 “조각상이야? 사람이야?”라고 말하며 관심을 보였다. 남녀노소 모두 이 퍼포먼스에 주목했다. 카메라를 들고 퍼포먼스를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퍼포먼스는 ‘감동후불제’로 펼쳐졌는데, 부모님과 함께 지나던 어린이들도 1천원짜리 지폐를 들고 모금함에 돈을 넣었다. 한 부모님은 이 군상을 보며 37년 전 금남로, 전남도청에서 벌어졌던 5·18에 대해 자녀들에게 설명해 줬다.

시민군상 마임 퍼포먼스 옆에선 ‘주먹밥 나눔 행사’가 열렸다. 산책 나온 사람들은 자원봉사 어머니들이 준 주먹밥을 받아들고 일대에서 펼쳐진 프로그램을 구경했다. 맛 좋고 의미도 있는 주먹밥을 얻기 위한 행렬로 일대는 장사진을 이뤘다.

마임, 주먹밥 나눔 행사는 모두 5·18을 소재로 한다. 시민군상 마임을 보며 5·18의 참상, 비극, 엄숙함이 느껴졌다. 주먹밥과 아주머니들에게선 ‘5·18 엄마’를 떠올렸다.

단 하루만 펼쳐진 행사이었지만 색다른 광경이었다. 무겁기만 한 줄 알았던 5·18이 이토록 세련된 형태의 문화 프로그램으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최근 1천2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을 한 영화 ‘택시운전사’ 덕분일까. 광주가 5·18과 문화로 변하고 있다. 광장 한복판에서 열린 5·18문화난장이 더욱 풍성하게 자주, 광주시민과 만나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한다. 미래세대에게 좋은 교육 자료이자, 기성세대에겐 5·18을 떠올리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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