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8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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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해남 ‘달마고도’를 걷자
명현관
해남군수

  • 입력날짜 : 2019. 06.09. 19:04
‘달마고도’는 언제 걸어도 정겹다. 소매 걷어 부치고 발걸음 가볍게 걷노라면 구름이 아스라이 잡힐 듯 정경이 아름답다. 땅끝 해남의 너른 들판이 품 안으로 달려들고 굽이굽이 산 능선은 하늘까지 내뻗을 기세다. 이마에 송송 맺히는 땀방울을 훑어내면서도 걷기를 멈출 수 없는 것은 마치 선계에 온 것 같은 아늑함이 온 몸을 감싸기 때문이다.

지난 1일 ‘6월의 달마고도 이야기’란 타이틀로 느릿느릿 걷기와 산사음악회를 가졌다. 정말 난리났었더랬다. 너무 좋다고. 우선 산 능선을 편안하게 걷는 게 너무 좋단다. 이날 달마고도를 찾은 답사객들이 이구동성으로 했던 이야기다. 거기다가 산사음악회가 이날 행사를 고급지게 포장하기에 충분했다. 다음 달마고도 행사는 언제냐며 다시 찾을 것을 손가락 걸고 약속한다. 아니 다음 행사만이 아니라 매달매달 찾겠다며 아우성이다. 이 풍경에 가슴이 그만 울컥해진다. 땅끝 해남의 산자락과 산사라는 훌륭한 문화자원을 걷기 마니아들에게 돌려준 이 행사는 많은 이들에게 해남의 진가를 알려주기에 제격이었다. 지역민들에겐 지역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하고 외지인들에겐 땅끝 해남을 다시 오고 싶고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놓기에 적절했다.

좋은 소식이 또 들린다. 얼마 전 해남군이 문체부에 신청한 ‘코리아 둘레길 활성화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명사와 함께 걷는 달마고도 순례’란 주제의 사업계획서가 당당히 통과돼 국비 6천5백만원을 받게 됐다. 산티아고만 길인가. 아니다 땅끝 해남 달마고도는 더 멋진 길이다. 그 길 끝에서 자연을 보고 인생을 다시 들여다봄으로써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될 터이다. 인생순례길인 셈이다. 매월 명사와 함께 달마고도를 걷고 명사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방향과 맥락을 짚어보게 될 것이다. 더불어 남도소리가 전하는 풍류의 멋에 한껏 취해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1일 산행이 끝난 후 저녁 미황사에서 펼쳐진 음악회는 낮의 걷기행사에 뒤이어 또 다시 달마고도에 흠뻑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금강스님이 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나의 길’을 낭독하고 해설한데 이어 연주된 바로크 음악이 산사를 조용히 감쌌다. 17-18세기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며 답방객들의 가슴을 잔잔히 흔들었다.

그토록 감동적인 행사가 매달 두어 번씩 진행된다. 이달 22일엔 달마고도 전 구간(미황사-큰바람재-노지랑골-몰고리재-안길-미황사) 17.74㎞를 온종일 걷는다. 달마고도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꼭 22일엔 참가하길 권한다. 7월엔 6일, 20일 행해진다. 특히 다음달 20일엔 달빛 아래 달마고도를 걷는 멋드러진 행사가 될 듯하다. 달밤에 마주하는 달마고도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 그동안 달마고도를 찾으며 달마고도를 조금씩 알아가는 답방객이라면 모두 놓치기 아까운 날이다. 아니, 첫 나들이를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도 달마고도 전 구간 걷기와 달밤의 달마고도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이번 참에 달마고도에서 인생순례를 해봄직하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못지않은 감동이 스멀스멀 일어날 것임을 확신한다. 비록 바쁜 일이 있더라도 달마고도 걷기를 최우선 순위로 정하고 한 달음에 달려오시길 바란다. 두 팔 벌려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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