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9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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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다니엘을 위해
이세연
양지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 입력날짜 : 2019. 06.13. 18:43
얼마 전, 국제 영화제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영화계에 큰 영광이자 기쁨이 되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덕분에 영화 ‘기생충’은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등 세계 각지의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등 연일 큰 이슈를 일으키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인기를 보고 있자니 같은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영화가 문득 떠올랐다. 바로 복지 사각지대의 문제를 이야기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수 십 년 동안 평범한 목수로 일했던 다니엘은 나이가 들어 심장병 때문에 병원에서 근로 불가 판정을 받는다. 그는 복지 서비스를 받고자 관공서를 찾아갔지만, 복잡하고 까다로운 규제와 절차 때문에 질병 수당과 구직수당에서 모두 탈락하게 된다. 국가로부터 외면 받은 다니엘은 집에 있는 가구를 모두 팔아야 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고, 결국 국가를 상대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게 된다.

영화에서 다니엘이 겪은 일은 비단 영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똑같이 일어났다. 몇 년 전,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던 ‘송파구 세 모녀 사건’, 얼마 전 영화와 동명의 서명운동을 시작한 ‘2014년 조건부 수급자 사망 사건’ 등 모두 복지정책의 한계로 발생한 복지 사각지대 사건들이었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당사자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단지 복지 안전망에서 보호받지 못해 소외되고 외면 받았을 뿐, 우리 사회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평범한 이웃이었다.

일련의 사건들로 드러난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민간 복지기관이 협력하여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 통합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마을과 주민이 복지공동체를 구성하여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광주시 남구에서는 지난 5월, 김병내 구청장의 주도하에 복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과 대상자의 권리와 욕구에 기반을 둔 지원을 위한 ‘행복한 복지 7979센터’를 개소했다. 공공기관, 민간 복지기관뿐 아니라 일반 주민까지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상호 간의 협력으로 남구의 복지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소외되고, 외면 받았던 다니엘은 결코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아주,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네 삶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친구이자 이웃이었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힘들어하는 그들을 돕기 위해선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그들을 위한 관심과 나눔의 마음만 있다면 그리고 그 마음으로 복지 활동에 참여한다면 소외된 이웃에게 행복을 전달해줄 수 있다. 복지 사각지대의 해소는 관심과 참여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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