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8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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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독립 꿈꾸다](7)뉴욕 프린티드 매터(Printed Matter)
출판 매개, 대중과 예술 연결…문화 공유로 지역사회 공헌

  • 입력날짜 : 2019. 08.13. 17:56
세계 경제·문화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은 ‘독립서점’과 ‘독립출판’ 산업이 발달한 도시로, 전 세계의 독립서점 창업자들이 벤치마킹을 오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뉴욕의 독립서점이 뉴요커들에게 인기를 얻는 비결과 운영 노하우를 직접 취재해 소개한다. 사진은 뉴욕 맨해튼 남쪽 배터리파크 전경.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미국 뉴욕은 세계 외교·경제를 움직이는 도시이자, 동시대 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기지이기도 하다. 문화 분야, 특히 독립출판에 있어 뉴욕의 매력은 엄청나다. 대형서점과는 다른 독자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독립서점’(Independent Bookstore) 산업이 가장 발달한 곳이어서다. 실제로 뉴요커들은 저마다의 문화적인 욕구를 독립서점에서 채운다. 그들에게 독립서점이란 단순히 책을 읽거나 구매하는 곳임을 넘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처럼 독립서점은 뉴요커들의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다. 이는 전 세계 독립서점 창업자들이 뉴욕으로 벤치마킹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할 터. 뉴요커들은 어떤 서점에 다닐까. 그곳에서 만난 다섯 곳의 독립서점 이야기를 앞으로 5회에 걸쳐 연재한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뉴욕 허드슨 강 일대의 비영리서점인 ‘프린티드 매터’(Printed Matter). 공중정원인 하이라인 파크(Highline park)와 갤러리가 밀집한 첼시(Chelsea)가, 뉴욕 최신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베셀’(Vessel), ‘더 쉐드’(The Shed)와 인접해 있다.
프린티드 매터 외부 모습.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최신 인테리어와 큰 규모가 눈길을 끌었다. 1976년에 문을 연 이 곳은 현재의 장소로는 2015년 이전한 것이라고 한다. 첼시가에 지금보다 작은 규모로 운영 중이었던 프린티드 매터는 2012년 뉴욕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9천여권의 책이 손실된 이후, 보다 튼튼하고 넓은 규모의 지금의 공간으로 옮겼다.

프린티드 매터는 ‘독립출판의 메카’이자 전 세계의 이 분야 종사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성지로 통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술 전문 출판 기반 대안공간이면서 ‘인쇄 예술’을 선보이는 곳이어서다.

이곳은 독립출판물 중에서도 아티스트의 손을 거쳐 탄생한, ‘인쇄된 형태의 예술작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곳은 1970년대 미국 개념미술의 장을 연 미니멀아트 작가 솔 르윗(Sol LeWitt), 큐레이터 루시 리퍼드(Lucy R.Lippard), 비평가였던 잉그리드 시시(Ingrid sischy) 등 작가들의 그룹이 힘을 모아 문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프린티드 매터는 오랜 시간 고수하고 추구해 온 예술 형식으로 책을 출판한다는 점이 오랜 시간 인기를 얻는 비결이다.

단적인 예로, 1인 편집자들이 생산해내는 출판물을 중심으로 유통한다. 신진부터 유명 예술가까지 오롯이 예술인들의 힘으로 유지되는 비영리 독립서점이며, 예술가들의 작품을 출판하고 발표, 강연, 전시까지 이뤄낸다.

이처럼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지원할 뿐 아니라, 예술 관련기관에 자문하거나 공립학교나 교육기관 등과 연계해 재능기부를 펼치는 데 도움을 준다.
프린티드 매터 내부 모습.

정기적으로 미국 대표 아트스쿨인 SVA(School of Visual Arts), 프랫 인스티튜트, 뉴욕대, 콜럼비아대 등 인근 대학교나 교육기관에 예술인을 파견하는 프로그램을 연다. 매년 30-40여개의 방문 수업이 격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3천여명의 학생들이 수혜를 받는다고 한다. 뉴욕에서 입소문을 타고 미중서부지역이나 유럽, 아시아에서도 현장학습을 온다. 최근에는 중국 상하이의 학교에서도 이곳으로 교육을 올 만큼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개방된 장소에서 ‘제본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시민과 만나기도 한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이곳에선 매년 9-10월 뉴욕 아트 북 페어(New York Art Book Fair)를 주관한다는 점이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이 행사는 매년 전 세계 20개국 300여개의 출판사가 참여한다. 세계의 작은 서점들부터 소규모로 운영 중인 출판사들이 개성 넘치는 출판물들을 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장이 마련된다. 아트 북을 전시하는 것과 더불어 공연이나 퍼포먼스, 강연 등 부대 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뉴욕=정겨울 기자


“다양하고 실험적인 출판 활동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축 연계 지역사회·세대간 활발한 소통”

인터뷰 프린티드 매터 디렉터 맥스 슈만

“프린티드 매터에서 생산하는 출판물은 보시다시피 정말로 많아요. 우리는 예술가들이 원하는 모든 종류의 출판 형태의 제작을 돕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들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출판 활동을 온·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연계해 가장 체계적으로 행하고 있죠.”

프린티드 매터의 디렉터 맥스 슈만(Max Schumann)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프린티드 매터는 예술가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운영되는 비영리서점이다. 맥스는 프린티드 매터가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수익 창출 창구에 대해서도 자세히 말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모든 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창출이 우리의 주된 목적은 아닌 셈이죠. 프린티드 매터의 1년 예산은 200만 달러 정도인데, 이를 충당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수익 모델이 있습니다. 먼저, 수익의 ⅔는 책 판매를 통해 발생한다. 사람들은 서점뿐만 아니라, 매년 진행되는 뉴욕 아트 북 페어(New York Art Book Fair)에서 책을 구매할 수 있죠. 나머지 ⅓인은 50만-70만 달러 정도는 후원을 통해 받습니다. 매주 진행되는 서점의 출판회, 낭독, 상영 등의 참여자들과 뉴욕시의 DCLA(Department of Cultural Affair)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지죠.”

특히 프린티드 매터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단순히 책과 아티스트들의 출판물을 사회에 내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뉴욕시의 여러 학교와 연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다음 아트와 출판 분야의 세대간의 교류를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죠. 또한 세계의 다양한 아트 북 페어를 선도함으로써 아트북 업계의 활발한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뉴욕=정겨울 기자         뉴욕=정겨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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