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3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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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로 손색없는 ‘목포해상케이블카’
이정록
전남대 교수, 前 대한지리학회장

  • 입력날짜 : 2019. 09.17. 17:57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려고 딸과 함께 지난주 수요일 목포를 찾았다. 추석 휴가차 집에 온 딸을 꼬드겨 함께 갔다. 개통식에도 참석했지만 케이블카 탑승은 일부러 미뤘기 때문이다. 한가한 시간에 케이블카 탑승을 즐기겠다는 속셈과 ‘해상케이블카와 목포’ 관계도 찬찬히 살펴봐야겠다는 의도에서 그랬다.

목포를 가는 승용차 안에서 딸과 대화 주제는 ‘해상케이블카와 랜드마크(landmark)’였다. 해상케이블카가 목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목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조경레저계획 분야에 일하는 전문가답게 딸은 필자와 대화가 됐다. 서울 롯데타워, 용인 에버랜드의 놀이기구 티(T)익스프레스, 파리 에펠탑, 뉴욕 맨허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의 랜드마크와 해상케이블카를 비교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12시경 북항 스테이션에 도착했다.

북항 스테이션에서 일반 캐빈 왕복 티켓을 구매하고 이내 탑승했다. 승강장을 미끄러지듯 출발한 케이블카는 로프웨이(삭도)에 매달려 유달산 승강장을 향했다. 좌우로 펼쳐지는 멋진 경치는 황홀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오른쪽으로는 목포대교가 위용을 뽐냈고, 왼쪽으로 눈을 돌리니 목포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유달산과 목포 시가지는 말할 것도 없고 멀리 보이는 영산강 하구둑, 삼호조선소 크레인, 대불산업단지 등이 멋진 경관을 선사했다.

유달산 스테이션을 천천히 통과한 케이블카는 고하도 스테이션을 향했다. 북항-유달산 구간과는 비교가 안 되는 ‘따따블’ 풍광(風光)이 전개됐다. 고하도, 장좌도, 달리도, 외달도, 화원반도, 그리고 신안군의 크고 작은 섬들과 그 사이를 하얀 물거품을 내며 오가는 선박들이 파노라마식으로 펼쳐졌다. 멋진 경치에 필자와 필자의 딸 입에서는 ‘아!’하는 탄성이 연발 튀어나왔다. 케이블카 아래를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렸지만, 눈은 근래 최고 호사(好事)를 누렸다. 고하도-유달산-북항 스테이션으로 되돌아오는 코스의 풍광도 마찬가지였다.

목포해상케이블카가 보여주는 경치는 과히 장관(壯觀)이었다. 목포 시가지와 다도해가 연출하는 경관(景觀)과 풍광은 참으로 대단했다. 전국에 있는 어떤 케이블카도 이런 환상적인 풍광을 보여주지 못한다. 필자가 타봤던(부산송도 제외) 비슷한 성격의 여수(1.5㎞)와 통영(1.97㎞) 케이블카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케이블카라는 시설은 같지만 케이블카에서 펼쳐지는 풍광은 완전 딴판이다. 목포 시가지와 다도해와 도서(島嶼)가 어우러져 파노라마식으로 만들어내는 경치는 여수와 통영보다 몇 급(級) 위였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목포 관광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까. 필자의 답은 ‘그렇다’이다. 해상케이블카라는 물리적 시설 때문이 아니다. 전국에서 가장 긴 거리(총길이 3.23㎞)의 케이블카 때문은 더욱 아니다. 해상케이블카에서 펼쳐지는 풍광이 황홀경(恍惚境)에 빠질 정도로 매력적이어서 그렇다. 지금까지 목포 관광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와 브랜드, ‘유달산’ ‘목포근대문화유산’ ‘목포는 항구다’ ‘민어’ 등등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해상케이블카는 목포 관광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거다.

랜드마크로 기능할 목포해상케이블카 최대 강점은 무엇일까. 필자는 목포가 제공하는 경관미(景觀美)를 꼽고 싶다. 뉴욕 관광객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파리 관광객이 에펠탑을, 서울 관광객이 롯데타워를 찾는 이유는 도시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도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이들 랜드마크에 오른다. 그런데 조망(眺望) 호기심 해소에 더해 심미적 경관까지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목포가 그렇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오밀조밀한 목포라는 도시 경관미를 잘 보여준다. 북쪽을 제외한 도시 전체를 조망하게 해준다. 해상케이블카가 보여주는 풍광은 엇비슷하지만, 목포해상케이블카가 여수 통영 부산과 차별적인 속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여수나 통영 케이블카는 도시의 전체적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부산송도해상케이블카는 시가지 일부와 바다만 보여줄 뿐 도서 경관은 없다고 한다. 딸의 촌평(寸評)이다.

그렇다면 목포해상케이블카는 관광객을 목포로 끌어 모으는 역할을 할까. 물론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목포시가 어떤 도시 행정을 펼치느냐다. 도시 야간 조명, 고하도 내 편의시설 확충, 도시 조망 편의를 위한 정보 제공, 하버프런트 정비, 숙박과 편의 시설 확충 등 해상케이블카와 연계된 종합적인 관광 청사진을 만들어 차근차근 시행하는 것이다. 김종식 목포 시장의 도시 관광 행정이 주목되는 까닭이다.

1987년 신안비치호텔이 개장할 때 논의됐던 유달산 케이블카가 32년이 지나 목포해상케이블카로 현실화됐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목포해상케이블카가 10년 전에만 만들어졌다면 목포 관광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때문에 해상케이블카를 현실화 시킨 박홍렬 전 목포 시장과 정인채 새천년건설 회장, 그리고 목포 시민사회의 리더십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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