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0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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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축제, 추억의 영화를 소환하다
김병규
광주 동구 부구청장

  • 입력날짜 : 2019. 10.01. 18:07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참여한 고전영화 ‘시네마천국’은 영화전반에 서정적이고 따뜻한 선율의 배경음악으로 유명하다. 20세기의 클래식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이 영화음악은 이를 위한 콘서트가 따로 열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2차세계대전이 끝난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시작한다. 다 같이 철빈(鐵貧)했기에 행복했던 그 시절, 영화를 보며 꿈을 키워온 토토와 동네 영화관의 영사기사 알프레도 간의 우정 그리고 인생이야기를 담고 있다.

‘추억’의 사전적 의미는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이나 일을 뜻한다. 일상의 희로애락 감정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거나 무뎌지지만, 그 중 일부는 우리에게 추억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 추억은 우리의 삶에 불현듯 떠올라 낭만적 감성의 촉매제 역할을 하거나, 때로는 삶의 막다른 곳에서 한 번 더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된다.

16살이 된 충장축제도 ‘추억’을 매개로 시민들과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10월2일부터 6일까지 닷새간 충장로, 금남로, 예술의 거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에서 펼쳐진다. 충장축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신을 거듭해 70·80년대뿐만 아니라 90년대까지 아우르며 한층 젊어진 축제로 거듭났다. 올해 추억의 충장축제 콘셉트 역시 작년과 다른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지난해에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서커스를 선보이며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면, 올해는 ‘추억의 영화’를 메인콘셉트로 정해 방문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낭만을 선사할 예정이다. 다양한 매체와 SNS를 통해 스스로 영상콘텐츠를 만들고 접할 수 있는 지금과 달리 삼삼오오 극장에 모여 ‘대한늬우스’를 보며 영화를 봤던 그 시절, 영화관은 단순히 영상물을 보는 공간을 넘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시국을 논하던,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자 열린 공간이었다. 그렇기에 추억의 충장축제가 ‘추억의 영화’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그래서 추억의 영화의 아름다운 선율과 퍼포먼스를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는 ‘충장시네마콘서트’는 관객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프로그램이다. 5일 오후 5시부터 축제주무대인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되는 이 콘서트는 유명 뮤지컬배우가 출연해 고품격 무대를 선사한다. 또 CGV광주금남로와 연계해 축제기간 동안 하루 두 번 추억의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추억의 영화관’도 과거 홍콩느와르 마니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청바지’도 충장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콘셉트다. 드레스코드인 청바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축제콘텐츠 전면에 내세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시민들에게 기부 받은 750여벌의 청바지를 활용해 거리 곳곳을 청바지 상징조형물로 채우고, 청년들로 구성된 청바지 서포터즈는 축제 사전홍보는 물론 축제기간동안 마스코트로 온·오프라인에서 맹활약을 펼친다. 시민들의 손끝으로 청바지의 변신을 꾀하는 ‘청바지리폼경연대회’를 비롯해 청바지 착용 방문객들에게는 무료 프로필 사진도 제공하는 등 청바지를 입고 축제에 참가하면 주어지는 혜택도 풍성하다.

마지막으로는 올해는 ‘아시아적 가치’를 도입해 축제의 외연 확장을 꾀한다. 해마다 증가하는 다문화가정과 유학생들을 겨냥한 ‘아시안데이’를 새롭게 선보여 축제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필리핀·베트남·스리랑카 등 현지에서 활동하는 유명 공연팀을 초청해 흥겨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다문화가정 전통혼례식 등 ‘다문화 어울림 한마당’을 진행해 충장축제가 광주시민들뿐만 아니라 세계인과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한마당으로 승화된다.

시네마천국의 주인공 토토는 영화에서 이런 대사를 남긴다. “이곳에서의 생활을 모두 버린 줄 알았는데, 다 제자리에 있더군요. 변한 건 하나도 없었어요, 제 마음만 떠났을 뿐.” 우리들의 기쁨, 슬픔, 감동 그 모든 것은 추억이라는 서랍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지 바쁘고 팍팍한 일상에 치여 그 서랍을 자주 열어보지 못하는 것일 뿐. 추억이 많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한다. 깊어가는 10월의 가을밤, 잊고 있던 추억의 서랍을 열고 또 새로 만들 수 있는 ‘제16회 추억의 충장축제’에 시민 여러분들을 정중히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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