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7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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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해져가는 골목길의 기억들 예술로 되짚다
광주문화예술회관 다음달 3일까지 기획전 ‘온도(溫度)로드’
강선호·노여운·안희정·양나희·이민·한진수
재개발부터 어린시절 동네 등 소재로 작업

  • 입력날짜 : 2019. 10.09. 19:23
한진수 作 ‘추억의 색깔’ 노여운 作 ‘기억하다’(위). 양나희 作 ‘해동’ 위부터 안희정 作 ‘Cube-sewing scape_nine. 강선호 作 ‘계림동 재개발’. 이민 作 ‘풍경y’
누구나 기억 속에 간직하고 싶은 장소나 공간이 한곳 쯤 있을 것이다. 특히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지금은 사라진 재개발 지역이나 달동네, 옛날의 흔적을 잃어가고 있는 골목길 등은 우리의 향수를 자극한다. 희미해져가는 공간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미술로 풀어낸 전시가 마련된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다음달 3일까지 기획전 ‘온도(溫度)로드-길 위에서 온기를 찾는 여정’를 마련한다.

전시에선 기억 속에 간직하고 싶은 혹은 이미 잊혀져버린 장소와 공간에 대한 작가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강선호, 노여운, 안희정, 양나희, 이민, 한진수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해, 저마다가 속한 도시의 역사와 세월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나지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달동네와 좁은 골목길, 도시 속 재개발 지역 등 삶의 흔적이 녹아있는 장소들과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회화, 사진, 설치 작품 36점을 선보인다.

강선호 작가는 최근 재개발·재건축에 들어간 광주 계림동·중흥동 지역의 풍경에 주목한다. 무너져 내린 건물더미와 폐허가 된 공간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공허함과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안희정 작가는 성냥갑 같은 현대 도시의 건물들 사이로 마치 유물처럼 남아있는 어떤 추억의 동네를 설치작품으로 선보인다. 다양한 집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출력하고 바느질과 솜을 통해 입체적인 큐브 형태로 만들었다. 폭신하고 말랑말랑한 큐브들이 모여 획일적이고 규격화된 우리의 삶에 뜻밖의 온기를 불어넣는다.

양나희 작가는 재활용 폐지를 주재료로 삼아 버려진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다. 골판지를 자르고 이어 붙여 만든 집이 모여서 한 동네가 되고, 그 동네는 작가의 유년의 기억과 맞닿아있다. 달동네 언덕에 빼곡히 들어선 가게와 주택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흔적을 담아낸다.

광주 양림동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활동하는 이민 작가는 고향 양림동 골목길의 풍경을 자신만의 독자적인 ‘판타블로’(판화와 서양화를 접목해 표현) 기법으로 선보인다. 거칠고 빛바랜 느낌으로 표현된 양림동 풍경은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처럼 그립고 아련한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급속한 도시화에 의해 얼마 남지 않은 오래된 동네의 모습을 담아온 사진작가 한진수는 이번 전시에서 중흥 3동의 소박한 풍경을 보여준다. 와우산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작은 집들과 비좁은 골목 사이사이에는 도심 속에서 사라져버린 따스한 온정이 느껴진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슈퍼와 큰샘거리로 이어진 가파른 언덕, 세월의 흔적을 덧댄 지붕, 페인트가 벗겨진 대문까지. 오랜 시간의 흔적이 차곡차곡 쌓여온 동네의 모습이야 말로 삶의 진정한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정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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