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2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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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바른 길만이 우리의 생명

  • 입력날짜 : 2019. 11.06. 18:17
‘우리는 피끓는 학생이다. 오직 바른 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 비문이다. 현재 광주광역시 북구 누문동에 있는 광주일고(광주제일고등학교의 약칭)의 정문 왼편에 있는 학생탑은 일고 졸업생뿐 아니라 광주시민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월3일은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이었다. 광주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낙연국무총리는 ‘오직 바른 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총리는 이날 기념사에서 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이자 자신의 모교인 광주제일고등학교 교정에 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의 글을 인용해 이 비문이 자신의 가슴에 고동친다며 ‘90년 전 오늘, 광주의 학생들은 역사를 만들었다. 그날 광주 학생들이 시작한 가두시위는 일제강점기는 물론 해방 이후의 역사에까지 길고 굵은 영향을 남겼다’고 회고했다.

당시 광주에서 시작된 광주학생들의 독립투쟁은 삼남지방과 서울을 거쳐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이듬해 3월까지 전국에서 5만4천명 이상의 학생이 시위에 동참했다. 이 운동이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한인사회에 집회 시위를 벌이게 했고 중남미 사탕수수농장 한인들은 후원회를 조직해 2억5천만원에 해당하는 큰 돈을 보내주었다.

잘 알다시피 광주학생독립운동은 학생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선 최초의 사건이었다. 그 자랑스런 역사의 출발이 광주학생독립운동이었으며 그 정신이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이어져 광주를 민주성지로 만들었다.

이낙연총리의 기념사를 들으면서 현대사 속에서 이낙연 총리의 존재감과 가치를 생각해보았다. 호남정치나 한국정치의 격을 올리고 호남집권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 호남은 포스트 DJ의 부재로 인해 대권 불임(不姙)지역으로 인식됐지만, 이 총리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각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선호도나 적합도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가 산다.

그런 의미에서 이낙연총리가 남은 시간을 잘 관리해 호남의 자존심을 회복해주기 바란다. 그동안 호남은 ‘정치 1번지’ ‘호남의 선택이 곧 대한민국의 선택’이라는 정치 감각이 뛰어난 지역이란 평가를 받으면서도 대표정치인, 대통령감 정치인을 길러내지 못한 맹점을 안고 있었다. 인구공학상 호남에선 대통령을 낼 수 없다는 자괴감과 함께 경상도 사람을 빌려다 대통령을 만든다는 속상함도 있었다.

지금 이낙연 총리처럼 정치, 행정, 지방자치를 두루 경험한 인물을 찾기 힘들다. 이력상 안정감을 줄 뿐 아니라 당에서도 다섯 번의 대변인과 사무총장, 대표비서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유연하고 균형감각을 갖추었다는 것은 다음 대통령에게 국민이 바라는 덕목을 갖추고 있다.

물론 호남대권 주자로 박지원의원 정동영의원 정세균의원 박주선의원도 있다. 그러나 현 여론조사에서 이낙연총리가 1위를 하고 있는 터라 호남정치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동교동계와 박지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안신당’(가칭), 정동영 대표의 민주평화당, 여기에 손학규 대표가 이끌고 있는 바른미래당까지, 호남 거물급 정치인들이 연대의 고리를 만들어 다시 한번 호남집권의 꿈이 현실화되길 바란다.

이 총리의 좌우명은 두 가지라고 한다. 우선 ‘가까이서 듣고 멀리 본다’는 의미의 근청원견(近聽遠見). 그리고 ‘뜻은 높게 몸은 낮게’. 멀티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겸손하되 큰 뜻을 품고 호남의 정치적 한을 대변하고 풀어내길 또 바란다.

필자가 몇 년 전 ‘호남 어디가 아픈가요’ 칼럼집을 냈을때 당시 이낙연전남지사는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어머니에게 어디가 아프시냐고 물으면 사방군데가 아프다고 하신다. 호남 어디가 아픈지 몰라가 물었겠는가. 아픈 곳을 너무 잘 알아서 책 제목을 그렇게 했을 것이다’고 말씀 하셨다.

호남 사람들이 요즘 ‘총리님 어떻게 하실건가요’ 많이 묻는다. 선택을 어떻게 할거냐 묻는게 아니라 꼭 호남의 염원을 풀어주세요, 응원하는 물음일 것이다.

호남은 늘 호남의 자존감과 광주정신, 미래를 창출할 수 있는 인물을 기다리고 있다. 호남 민심 저변에는 인물의 진정성과 합해지면 역동할 준비가 되어있다. 광주·전남은 과거에 비해 정치적 변방으로 밀려난 듯 보이는 지역 정치 현실에 대한 정치적 갈증이 매우 크다.

오래된 갈증과 호남정치 실종 우려는 내년 총선, 다음 대선을 앞두고 이낙연총리 등 호남 정치인의 행보를 주시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호남의 정치 동력은 무궁무진 살아있다.

정치는 타이밍이라고 한다. 때론 묵직함이 필요하지만 때론 유연하게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부디, 이낙연 총리 등 호남인물들이 대선의 깃발을 향해 결기를 보여주기 바란다. 난전으로 휘몰아칠 내년 4월 총선, 그 이후 대선으로 연결되는 집권 구도에서 호남이 소외되지 않기를···.

90년 전 나라를 찾기 위해 피흘리며 일어선 광주학생들의 외침처럼, 이어받아 1980년 한국 민주화를 위해 온몸으로 싸운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바램처럼, 오직 바른 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다. 호남정치가 한국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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