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30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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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의 차 이야기 (17) 차와 선물
차를 배우면 나눔이 자연스럽다

  • 입력날짜 : 2019. 12.05. 18:05
/삽화=담헌 전명옥
“배워서 남 주자.”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을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까? 심장이 잠시 멈췄다고 할까? 말로 다 표현을 할 수가 없지만 그 때 나에게는 정말 굉장한 말이었다. 항상 차를 나누고 어떤 것을 보면 나는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

‘이 차를 누굴 먼저 줄까? 어떻게 해줘야 될까?’

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 나는 상대방이 내 생각과 달라서 가끔 서운하고 아쉬워서 마음 상할 때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배워서 남 주자’라는 말을 듣고 난 다음에는 남에게 주려고 보이차를 사고 차를 만들려고 항아리를 사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서 엔틱(antique)을 만들려고 세월을 흘러 보내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 정말 학수고대한 일이 이뤄지고 말았다. 나는 1녀 2남을 두고 있는데 하나밖에 없는 딸이 정말 좋은 사위와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딸의 결혼식 날, 나는 이 세상에 그 아무것도 부러울 게 없을 만큼 행복했다. 이렇게 즐겁고 복된 날, 나는 주변에 차를 나눠주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엔틱으로 만들었던 차들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정말 마음이 설랬다. 몇 번이고 강조를 해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보관했던 2005년도 운남대리남간(雲南大理南澗) 차창에서 만든 토림(土林) 鳳凰 보이 타차황차를 선물했다.

보이차를 우릴 때에는 보통 자사호를 많이 이용한다.

자사호는 내부에 공기구멍이 있어 공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향이 달아나지 않는다. 그리고 차 본래의 색향미를 잘 표출해주며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매력이 있다. 또 물의 온도와 차의 양, 우리는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맛있는 차를 우리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차와 다관이 준비되면 다관에 2-3g의 차를 넣는다. 그리고 100도로 끓인 뜨거운 물을 부었다가 즉시 따라 버린다. 차를 씻어낸다는 의미의 세차(洗茶)라는 과정인데 이를 통해 차의 맛과 향을 순하게 한다. 또 먼지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때 차를 우리는 시간은 1-2초 정도로 아주 짧게 하도록 한다. 물을 자사호에 부었다가 바로 따라낸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이어서 또 다시 뜨거운 물을 붓고 차를 우려낸다. 물은 다관에 꽉 차도록 부어야 하는데 대략 1분 정도로 우리면 된다. 자사호의 크기나 차의 양에 따라 우리는 시간은 달라질 수도 있다. 차를 자주 우리다 보면 자신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차가 우러나오는 시간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이후부터는 조금씩 우리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그래야 처음과 같은 농도의 차 맛을 즐길 수 있다. 보이차는 보통 열 번 이상 우려 마실 수 있다. 그러다가 차츰 찻물이 연해지면 그만 우리면 된다.

보이차를 마실 때는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입 안에서 돌려가며 목구멍으로 천천히 넘겨야 제 맛을 느낄 수가 있다고 한다. 또 차가 뜨거울 때는 향이 잘 느껴지지만 식은 후에는 맛과 향이 급격히 떨어진다. 그러므로 식기 전에 마시는 것이 더 좋다. 보이차는 마셨을 때 달고 부드러우며 마시고 난 뒤에도 특유의 향기가 입에 남아 자꾸 더 마시고 싶어져야 정상이다.

보이차를 마시고 난 뒤에 정말 약효가 있는 보이차라면 서너 잔을 마신 뒤에 반드시 몸에 변화가 나타난다고 한다.

등줄기로 훈훈한 기운이 올라오고, 가슴이나 이마에 시원한 땀이 나게 되는 것이다. 또 마음까지 개운해지는데 이런 보이차가 좋은 것이라고 한다.

보이차는 이렇게 가지고 있는 좋은 것을 사람들에게 마음껏 나눠준다.

/가은다례원 대표


가은다례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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