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30일(수요일)
홈 >> 오피니언 > 시론

광주공항의 상품성
이종환
남도학숙 은평관 사무처장

  • 입력날짜 : 2019. 12.08. 18:17
광주공항은 1989년 연간수송객 100만명을 넘어서 김포, 제주, 김해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의 수송 규모를 자랑하던 공항이다. 경영실적도 좋아서 흑자를 내고 있었고 상해를 오가는 정기노선이 개설되면서 국제공항이라는 이름도 가지게 됐다.

공항주변 풍경은 또 하나의 명품이다. 광주의 중심부를 흘러온 영산강이 공항 남쪽 끝에서 황룡강을 만나고 두 개의 강이 만나는 드넓은 유역에 모래톱과 억새숲이 만들어졌다. 가을날 키만큼 자라난 억새들은 제각각 꽃을 피워 강물을 따라 흰 물결을 이루고 때맞춰 피어난 코스모스와 함께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국제공항은 도시민들에게 은근한 자부심도 준다. 지금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지역들이 있는 만큼 공항은 도시발전의 기반시설이면서 대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랬던 광주공항은 국제선의 무안공항 이전에 이어 국내선 이전도 목전에 두고 있다. 서쪽으로 향해 가는 도시 발전축 위에 공항이 자리잡고 있어서 효율적인 개발이 어렵고, 제주 승객은 여전히 많지만 서울편 항공수요가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등 상대적으로 공항의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다보니 공항자체의 이전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사실 광주에 기술력 있는 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연구기관들이 자리를 잡고 또 좋은 대학이 설립되면, 그리고 문화중심도시 사업이 활기를 찾으면 국내외 항공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다. 국내외 유명인사, 학자, 기술자들이 공연이나 강의, 공동연구와 기술협력을 위해 광주로 모여들고 호텔에서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회의가 시시때때 열려 남도의 맛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질 것으로 기대를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렇게 비즈니스를 위한 항공수요는 줄어들고 이제 공항은 없어도 될 시설이 됐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상생협력 차원에서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기로 했으니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한 가지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군공항 이전이다. 군공항이 이전되지 않고 민항을 이전한다면 자칫 군공항만 광주에 남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도시개발이라는 원래 의도했던 목적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광주도 이미 혁신도시, 한전공대에서 많은 부분들을 내놓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남도와 원론에 입각해서 협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광주시에서는 군공항 이전이 결정될 때까지는 민항의 이전보다는 오히려 민항을 활성화하고 공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국제선을 포함해서 공항의 상품성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물론 무안공항까지 한 시간 정도를 더 이동해야 하는 기존 광주공항 이용객의 불편도 고려해야 한다.

비록 국제선이 무안으로 이전하기는 했지만 광주공항 국내선은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연초 국토교통부가 발간한 항공시장동향에 따르면 작년도 우리나라 국내선 항공운송실적은 3천160만명 수준으로 2017년 대비 2.5% 감소했지만 광주공항은 98만명으로 2.5% 증가세를 보였다. 광주보다 운송실적이 많은 공항으로 제주, 김포, 김해, 청주, 대구 등 다섯개 공항이 있지만 6위 이내 공항 중 유일하게 광주공항만이 실적이 증가했다. 그뿐 아니다. 4와 5위인 청주와 대구에 비해 여객수는 일일 평균 203명(청주), 58명(대구) 만이 부족할 뿐이다.

또한 군공항 이전이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임을 감안할 때 광주공항 부지가 어느 정도의 사업성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인구증가는 한계에 다다랐고 개발은 주거용 건물 정도인 지방도시가 어느 정도 흡인력이 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공항이전과 별개의 사안으로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결국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매머드급 국책사업 정도가 있어야 자족 가능한 사업으로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장에 물건을 내놓을 때에는 값을 잘 받을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가져가 본들 별 실익이 없는 제품을 누가 거들떠보겠는가. 광주공항은 더욱 활성화되고 서남권의 관문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야 한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