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2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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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감사의 깊이에 달려있다
조영환
수필가

  • 입력날짜 : 2019. 12.09. 18:47
“혀에 베인 상처가 칼에 베인 상처보다 깊고 오래간다”라는 격언이 있듯이, 세상을 살다 보면 몸에 입은 상처보다 말로 인해 종종 더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누구에게나 존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자신의 능력보다 덜한 평가를 받는다면 억울한 감정이 생기고 마음에 상처를 입곤 한다. 우리에게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이 언제나 정의롭고, 언제나 공정하지 않다는 걸 수용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상처로 인해 삶이 너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남은 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고, 나 역시 다른 사람을 과소평가하고 제대로 인정해 주지 못하는 불완전함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나의 짧은 생각과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 나에게서 억울한 상처를 받았던 이들도 있었으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지나간 일들에 매여 지내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잊을 건 빨리 잊을수록 좋다. 우리말에 ‘부질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불을 지피는 ‘풍로(風爐)’와 연관이 있다. 옛날에는 불을 피울 때 풍로를 돌려 불질을 돋워야 불이 활활 타오르는데 불질을 하지 않으면 금세 불이 꺼지고 만다.

풍로로 불질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제대로 만들 수 없으므로, ‘불질 없다’, ‘부질없다’는 말은 ‘아무런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희망이 없다’는 의미를 갖는다. 살다 보면, 이미 늦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일이라고, 모든 일이 부질없는 노력이라고 고개를 떨구며 깊은 한숨을 내쉴 때가 있다. 마음에 남은 상처를 곱씹으며, 깊은 절망과 좌절에 빠지는 일이야말로 부질없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일찍이 존 밀러가 말한 대로 “사람이 얼마나 행복(幸福)한가는 그의 감사(感謝)하는 마음의 깊이에 달려 있다.” 감사하는 마음은 잊혀 지지 않는 상처에 대한 좋은 치료약이다. 웨일스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다리가 부러졌다면 목이 부러지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하라.” 세상에는 불만스러운 일들도 많이 있지만 감사할 일이 더 많이 있다.

인도 속담에도 “왜 호랑이를 만들었냐고 신께 불평하지 말고,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지 않은 것에 감사하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우리네 삶 속에서 잊을 건 속히 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 <일상에서 발견하는 감사의 조건들>을 찾다 보면, 어느덧 마음의 깊은 상처가 아물게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세상에는 ‘잊혀 지지 않는 상처’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다. 이 둘은 모두 다 지나간 일들이다. 잊혀 지지 않는 상처는 속히 잊고, 잊을 수 없는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은 오랫동안 고이 간직하면 좋겠다.

다윗왕은 그가 범한 악한 죄로 인해 아이를 잃게 된다. 하루는 선지자 나단이 다윗에게 와서 범한 죄를 빗대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윗은 자신의 죄 때문에 죽게 된 아이의 회복을 위해 밤새도록 기도했다. 다윗은 비록 죄를 범했지만, 자신의 죄를 깨닫고 뉘우쳤다.

또한 인간의 모든 생사화복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확신했기 때문에 아이의 죽음에 직면해서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았고, 이내 그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누구나 세상을 살다보면 크고 작은 상처 하나쯤은 마음에 남아 있다. 나만 상처가 있는 게 아니다.

때론 타인의 환하게 웃음 띤 얼굴 표정 너머에도 상흔(傷痕)이 있다. 다윗처럼 속히 일상으로 돌아와 잊을 건 잊고,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은 남기고, 이를 되새겨 본다면 우리네 인생에서 활력을 얻고 행복의 미소를 되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절대자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주관하신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분께 우리의 삶을 온전히 맡긴다면 우리는 고단한 인생길에서 참된 평안을 발견할 수 있다.

인생은 항상 불안하지도 않고, 항상 행복하지도 않다. 각자의 삶을 돌이켜보면, 소중한 추억들이 문득 떠올라 누가 볼새라 홀로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릴 때도 있지 않았던가?

사람들은 왜 사진 찍기를 좋아하며, 여유로운 시간이 될 때면 추억 속의 앨범을 꺼내 보는 걸까? 앨범 속 사진들은 대개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 행복했던 날들의 기억들을 소환해 내 우리를 절로 미소 짓게 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행복 수첩’을 만들어 내 인생에서 행복했던 순간들을 일기처럼 기록으로 남겨 보면 어떨까? 첫아이의 출생, 큰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 자녀의 대학 졸업이나 부모님의 생신을 축하하던 일들, 자녀의 취업이나 승진 등 인생에는 감동적인 나날들이 사뭇 많다.

먼 훗날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 행복했던 날들의 기록과 그 목록을 다시 꺼내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지나간 일들을 어찌 대할까? 지나간 일들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에 따라 삶이 더 힘겨울 수도 있고, 풍요로울 수도 있다.

잊어야 하는 상처는 속히 잊고, 잊지 말아야 하는 추억은 오래 간직한다면, 누구에게나 <행복의 문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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