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8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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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견뎌내지 못할 일이 없다
퇴허자
광주대각사주지
제주퇴허자명상원장

  • 입력날짜 : 2020. 02.13. 18:58
얼마 전 제92회 국제아카데미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작품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까지 무려 4관왕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소식을 접하면서 세계속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우리나라는 1988년 국제올림픽의 개최를 계기로 2002년 월드컵, 또 BTS(방탄소년단) 등의 활약에 힘입어 이제 코리아를 모르는 사람은 세상에 거의 없게 됐다. 이는 우리 국민 모두가 한 결 같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나라나 개인이나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은 고금의 진리이다. 흔히 성공하려면 운(運)이 따라야 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운은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는 기적 같은 것이 아니라 내가 지은 노력에 의해서 당연히 거둬들이는 수확, 노력의 대가(代價)가 아닌가 한다. ‘운’이라는 글자를 허공에 손가락으로 써서 한 번 뒤집어 보라. ‘공’이 나오는데 이때의 공은 바로 노력을 뜻하는 공(功)이다.

요즘 우리사회가 중국발 ‘코로나19’로 인해 시끌벅적 요란하다. 발생지인 중국은 13일 오전 0시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수는 4만8천206명에 사망자는 총 1천310명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도 확진자가 30명에 육박함으로서 언제 사망자가 나올지 모르는 추세다. 가히 ‘신종 코로나’는 재난급 수준임에는 틀림이 없다. 예부터 재난(災難)을 일컬을 때 삼재팔난(三災八難)이라는 말을 쓴다. 삼재는 ‘수재(水災)·화재(火災)·풍재(風災)’를 말하며 팔난은 ‘굶주림, 목마름, 추위, 더위, 물, 불, 칼(전쟁), 병난(病難)’ 등을 의미 한다. 그러니까 ‘코로나19’는 이 가운데 병난(病難)에 속한다. 국가에 이러한 삼재팔난이 있을 때면 임금은 의관을 정제하고 백두산 천지나 태백산의 신단수, 지리산의 노고단, 한라산의 백록담 등을 찾아가 국태민안을 위해 산신령께 빌었으며 대궐에서도 잔치행위를 금하는 등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복(福)과 화(禍)는 둘이 아니다. 재앙(災殃)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것이 바로 복(福)임을 깨달아야 한다.

불가(佛家)에서는 세상을 고해(苦海)라 한다. 고해는 범어로 사바(娑婆·savha)라고 하며 ‘괴로움의 바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괴로움으로 넘쳐나는 바다와 같다는 것인데 여기서 괴로움을 두카(ducha)라 하여 인고(忍苦)라고 번역한다. 곧 세상의 모든 괴로움은 우리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괴로움’이라는 것이다. 지나가지 않는 바람이 없듯이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은 없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닥친 모든 괴로움과 역경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오복(五福), 곧 수명복·재물복·강녕복·유호덕·고종명 등도 오욕락(五欲樂) 그러니까 재색식명수(財色食命壽)의 5가지 욕망을 잘 관리하고 절제할 때만이 얻을 수 있는 것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봄이 겨울 안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봄에 피어나는 새싹들이 겨우내 추위 속에서 ‘움’이라는 이름으로 움틀 때 봄이 되면 그 움이 새싹이 된다는 것, 결국 꽃피고 새가 우는 아름다운 봄은 엄동설한의 매서운 추위를 견뎌낸 겨울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요즘 우리가 두려워하고 있는 ‘코로나19’도 곧 머지않아 비껴갈 바람에 불과하다. 지나가지 않는 바람이 어디 있으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는가. 해와 달, 별들이 뜨고 지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눈이 오고 꽃이 피고 새가 우는 대자연은 우리의 스승이다. 춘하추동과 생노병사 역시 우리 인간들의 멘토이다. 자연은 그때그때마다 우리에게 겸손과 깨달음을 주건만 그것을 외면하는 것은 인간들이다. 한 번 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바람소리를 들어보라. 새벽이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나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 것은 가끔은 새벽시간에 잠에서 깨어나 뭔가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파스칼이 인간을 가리켜 ‘생각하는 갈대’라고 한 것이나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한 것이나 봉준호 감독이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고 한 것은 뭔가 시사 하는바가 크다. 조만간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경고(警告)만을 남기고 조용히 사라질 것이라 믿는다. 인간이 견디어내지 못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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