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9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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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글주민자치! ‘성공’에서 ‘성장’의 패러다임으로
김용민
광주전남지방자치학회장
송원대학교 교수

  • 입력날짜 : 2020. 02.16. 16:42
업그레이드는 원래 “한 단계 높이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업그레이드의 한국식 준말인 ‘업글’은 무언가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지칭할 때 흔히 사용된다. 자기 자신을 위해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을 ‘업글인간’이라고 명명한다. ‘업글인간’은 성공보다는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계발형 인간이다.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나아진 자신을 만드는데 변화의 방점을 찍는다.

우리는 자주 가장 성공한 지방자치단체는 어디인가? 성공한 주민자치의 모습은 어떠한가? 어떻게 하면 마을자치를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하고 찾아 보곤 한다. 그래서 매년 전국주민자치박람회를 개최하여 성공사례, 우수한 사례를 선정하고 포상한다. 우수한·성공한 주민자치를 선보이면서 주민·관이 함께 노력했다는 점을 부각한다. 주민자치는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니다. ‘업글인간’처럼 ‘업글주민자치’는 성공보다는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즉 성공한 주민자치보다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주민자치의 모습에서 우리는 배워야 하며, 타 지방자치단체와의 경쟁이 아니라 우리 마을의 모습을 만드는 데에서 자치의 핵심을 찾아야 한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일과 삶의 전방위적인 성장을 꿈꾸는 ‘업글인간’이 개발 중인 영역은 세가지다. 첫째는 힘들지만 함께해서 즐거운 운동과 철저한 자기관리로 만드는 몸의 업그레이드다. ‘업글주민자치’는 마을과 지역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을 경제를 살리기 위한 상생협약으로 도심 속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행동하며, 어르신과 아이들을 마을에서 돌볼 수 있도록 돌봄기능도 고민하고, 마을의 의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한 숙의민주주의도 몸소 실천해 봐야 한다. 특히 요즘 코로나19와 같이 자연재난이 마을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는 등 ‘업글주민자치’로 바꾸기 위해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이 취약계층에게 마스크를 전달하고 지역사회를 자발적으로 방역하는 등의 모습은 그 지역사회가 주민들에 의해 얼마나 자기관리가 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이다.

둘째는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의 경지를 개척하고 깊이를 더하는 취미의 업그레이드이다. 주민자치의 공간적 범위인 지역사회 및 마을은 ‘업글주민’에게 새롭고 즐거움이 넘치고 흥미진진하며 생활에 엑센트를 부여하는 공간으로 주민이 하고자 하는 일이 실현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 즉 주민이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며, 더불어 마을 또한 ‘업글마을’이 되어야 한다. 잊지말아야 할 것은 ‘나는 나다’라고 하면 내가 내 개성으로 존재한다는 뜻인데, 내가 존재하는 근거인 나만의 ‘본질’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나는 타인의 타인이다’라고 하면 나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업글주민자치’와 ‘업글마을자치’가 되기 위해서는 나는 타인의 타인으로 존재해야 한다.

마지막은 다양하게 가공된 지식 섭취와 평안을 통해 지적 세계를 확장해가는 지식의 업그레이드를 꼽을 수 있다. ‘업글주민자치’는 주민자치의 성장과정을 기록하고 DB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여 빅데이터로 구축되어야 한다.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과정 하나 하나를 기록물·영상화하여 보존하고 확산하는 역할은 주민이 관에서 도움을 받아 축적하여 지역사회 아동, 청소년들의 교육에 반드시 담아내어 미래세대에 주민자치의 교훈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업글주민자치’는 주민들에게 성취감과 즐거움을 줄수 있다. 성장의 매력은 긍극적으로 행복에도 기여한다. 행복은 즐거움이라는 감정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과 목적의식이라는 두 개의 축이 공존한다. 주민자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즐거움 뿐만 아니라 주민자치 활동으로 얻는 성취감·의미·보람과 같은 목적의식 활동으로 이어져 주민자치의 성장이 즐거움과 목적의식 모두를 담아낼 때 주민이 주인인 진정한 주민자치가 이루어질 것이다. 타 지역의 주민자치보다 나은 우리 마을의 주민자치가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업글주민자치’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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