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6일(토요일)
홈 >> 뉴스데스크 > 사회

광주문화재단 발간 누정총서 ‘자기표절’ 논란
집필진 참여한 모 교수 ‘자신 연구책자 대부분 차용’
시민 혈세 제작 불구 원고검토·저작권 확인 등 미흡

  • 입력날짜 : 2020. 04.02. 19:14
광주문화재단이 남도의 누정(樓亭)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발간한 서적들 가운데 일부에서 ‘자기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광주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16-18년 ‘풍류남도 나들이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와 담양지역 누정에 대한 글과 여행답사글로 구성된 ‘누정총서 시리즈’ 전 6권을 발간했다.

1-6권의 경우 지난 2018년 각 500부씩 발간돼 당시 학술행사 자료로 활용되거나 행사에 참여했던 시민들에게 배포됐으며, 현재는 출판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에는 7-10권까지 4권이 추가로 발간됐다.

이런 가운데 이들 책자 중 일부에서 자기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자기표절은 자신이 과거에 쓴 글이나 만든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따다 쓰면서 그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을 말한다.

최근 광주시청 홈페이지에는 ‘공적자금이 지원돼 발행된 책이 기존 출판물이 거의 그대로 복사된 것에 대해 시민을 기만한 행위’라며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민원이 올라왔다.

제기된 의혹은 집필진 중 한 명인 A교수가 누정총서를 발간하기 1년 전에 자신이 발간했던 연구물 겸 책자의 일부를 그대로 차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진과 누정 현판 원본 및 번역 페이지를 제외하고 해설 부분은 대부분 일치하는 등 해당 누정총서의 3분의2 가량이 A교수 책자에서 그대로 차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주문화재단측은 누정총서의 제작 취지에 비춰봤을 때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애초 제작 취지가 시민들의 눈높이를 고려해 누정문화를 쉽게 이해시키고, 이를 통해 관광 활성화를 꾀한다는 목적이었던 만큼 내용만 충실하면 상관없다는 것이다.

또 집필진 선정의 경우 누정총서 발간에 앞서 구성된 출판위원회로부터 추천받았으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연구물이 아닌 누구에게나 읽힐 수 있는 대중서적인 만큼 필진 자신의 글을 그대로 차용한 것에 대해서는 제재할 방침도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책자 발간에 국비와 시비 등 시민 혈세가 투입된 만큼 기본적인 원고에 대한 검토 작업과 저작권 확인 등이 꼼꼼하게 이뤄져야 했다는 지적이다.

광주문화재단과 집필진간 계약 내용에도 ‘기획 의도대로 집필한다’는 것 외에는 별도의 인용 및 차용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안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당시 재단측 업무담당자는 출판기획자 책임 하에 누정총서 발간 목적에 부합하도록 필진 원고에 대한 윤색 작업을 거쳤다고 했으나, A교수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연구윤리 강령에 따르면 연구 논문의 경우 5어절, 일반 서적의 경우 10어절 이상 차용될 경우 표절 시비가 빚어질 수 있어 자신의 연구물 및 창작물이라 할지라도 차용을 했다는 설명이 있어야 한다.

당초 광주문화재단측이 ‘새로운 창작물 제작’을 기준으로 했다면, 이는 계약 조건상 위배 소지도 있다.

광주지역 한 변호사는 “창작물 및 연구논문에서 자신의 저서 일부를 그대로 쓰는 경우 표절 중 하나인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된다”면서 “일반 형법상 이러한 제작 의도에 반할 경우 업무방해 혐의에 저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누정총서는 공공의 목적으로 제작됐으며, 사실상 글에 대한 저작권과 책임은 필진에 있다”고 선을 그으며 “향후 필진과의 계약시 창작물의 내용과 인용 여부 등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지침을 보완할 생각이다”고 해명했다./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