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6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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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의 허상
김한호
문학박사ㆍ문학평론가

  • 입력날짜 : 2020. 04.08. 19:10
어떤 등산객이 산행을 하다가 갑자기 똥이 마려워 길가에 똥을 쌌다. 보는 사람은 없었지만 보기에 안 좋아 주위에 돌을 몇 개 모아 덮어 놓았다. 그 후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그 돌 위에다 돌을 얹어 돌무더기가 되었다. 어느 날 누군가가 돌무더기 둘레에 큰 돌로 받침돌을 세우고 돌탑의 형태를 만들어 놓았다.

세월이 흐를수록 돌탑은 더욱 높아만 갔다. 그런데 돌탑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퍼졌다. 사람들은 돌탑 앞에서 두 손을 합장한 채 자기의 소원을 빌었다. 돌탑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앞사람을 따라 하고 있었다. 돌탑 속에는 똥이 들어 있는 줄도 모르고….

이 이야기는 실화라고 하지만 내가 직접 보고 듣지 않았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마치 개 한 마리가 짖으면 온 동네 개가 모두 따라 짖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첫 번째 개는 어떤 대상을 보고 짖었지만, 다른 개들은 본질도 모른 채 소리만 듣고 오히려 더 큰 소리로 짖는다. 한 사람이 무슨 말을 퍼뜨리면 사람들은 그것을 확인도 하지 않고 퍼뜨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군중심리는 동물들의 집단행동에서도 나타난다. 레밍은 북유럽에 서식하는 쥐로 한 마리가 절벽에서 떨어지면 뒤따라오던 수많은 쥐들도 밀려서 절벽에 떨어져 물에 빠져 죽는다. 펭귄도 바다표범이 있어 선뜻 바다에 뛰어들지 못하지만 배고픔을 참지 못한 펭귄이 먼저 뛰어들면 다른 펭귄들도 일제히 뒤따라 뛰어들다 바다표범에게 잡혀 먹힌다는 것이다.

우리가 축제 때 시가행진을 하는 악대의 음악소리가 들리면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몰려드는 쏠림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어떤 것이 유행하면 점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따라 하는 사회 현상과도 같은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겪는 일로 자기의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쏠림에 편승하는 군중심리이다.

대개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심리가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기존 사고방식과 일치하면 받아들이고, 배치되면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까닭은 남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이념이나 성향에 따라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어떤 대상을 구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편향된 이념이나 사고방식이 군중심리에 의한 집단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집단행동을 선동하는 리더는 자신의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교묘하게 왜곡하여 진실인 양 사람들을 현혹시켜 믿게 만든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는 마치 원형선회와 같다. 원형선회는 개미떼가 앞선 개미가 흘려놓은 화학물질을 따라 한 마리도 이탈하지 않고, 큰 원을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돌다가 마침내 개미떼 전체가 지쳐 죽고 만다. 이러한 죽음의 행진은 리더가 잘못된 길을 가면 무조건 따르는 사람들도 파멸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개미들 중에 리더를 따르지 않는 개미가 몇 마리만 있었더라도 개미들의 떼죽음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원형선회와 같은 일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신천지 교인들이 집단 감염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켜 대구 시민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또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이 네편 내편으로 갈라져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있다.

이와 같이 어수선한 시국에 ‘돌탑의 허상과 같은 군중심리가 집단행동’으로 나타나 나라가 혼란스러워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우리 국민들은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 상황일수록 우리 국민들이 서로 ‘협력’하여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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