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4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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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 창사29주년특집] 포스트코로나-리쇼어링
‘일자리 위기 극복’ 국내 유턴 환경 조성 시급
한국 2013년 관련법 제정
국내복귀 기업 68개 불과
美·日, 잇단 지원정책
해외서 본국이전 활발
외투기업 세제지원 등 확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필요

  • 입력날짜 : 2020. 06.02. 19:25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재정전략과 2020-2024년 재정운용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산업전반에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가운데 리쇼어링(Reshoring·해외공장 국내복귀)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리쇼어링은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창출이라는 직접적인 효과도 있지만, 자국의 후방산업을 견인해 침체된 경기회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리쇼어링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의 재정비 및 글로벌 기준에 맞게 서둘러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부상한 새로운 경제질서로 저성장과 고실업이 일상화된 시대 즉 뉴노멀시대를 맞고 있다. 뉴노멀은 코로나19로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의 일자리 감소는 미국의 대공황만큼 엄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각국은 일자리 유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리쇼어링에 대한 세제·입지·보조금 지원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경제대책을 발표한바 있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 내국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기업의 해외공장을 국내로 유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코로나19 이전의 경제여건하에서 만들어진 제도와 틀을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뉴노멀에 맞춰 전면적인 손질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기업투자와 관련된 지원제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10일 “한국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5월31일 전경련이 발표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예상한 기업중 3%만이 리쇼어링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국내 투자기업에 세액을 공제하고 토지 무상제공과 관세혜택까지 부여해 지난 10년 동안 3천300여개가 넘는 기업이 본국으로 돌아왔다. 일본도 법인세를 인하하고 공장이전 비용의 50%를 지원해 도요타와 혼다, 캐논 등의 대기업이 공장을 국내로 이전했다.

하지만 한국은 2013년 유턴법을 제정했지만 국내로 복귀한 기업이 68개에 불과하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해 외투기업에 제공하던 법인세·소득세 감면 혜택을 폐지했다. 유럽연합(EU)이 국내외기업을 차별했다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외투실적은 도착기준 128억 달러로 2018년 대비 26%나 감소했다.

◇유턴기업 활성화 방안 절실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투자에 대해 국내외기업간 차별없이 동등하게 지원해야 한다. 우선 폐지된 외투기업에 대한 세재혜택을 부활하고, 국내기업의 투자에 대해서도 같은 혜택을 제공해 통상마찰 여지를 없애야 한다. 유턴기업에 제공하는 혜택도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차별을 없애야 한다. 유턴기업의 이전을 활성화하기 위해 일본과 같이 이전비용의 절반을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장의 경쟁력은 141개 중 97위로 중하위권이며, OECD 36개국 중 34위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과도한 고용보호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그리고 주52시간 근로제의 도입은 기업들의 경쟁력을 급속하게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LG전자는 구미에 있는 TV생산라인 일부를 연말까지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고 공식화했고, 현대자동차도 투싼 신차제조라인을 미국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와중에 국내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곰곰이 살펴보아야 한다. 리쇼어링 지원보다 집토끼 지키기가 더 급선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주변국은 어떠한가? 최근 독일은 코로나19로부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독일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제목의 정책 제안서를 마련했다. 여기에는 최저임금 동결이나 인하, 탄력 근로시간 운영 등 대중에게 인기 없는 내용도 포함돼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동계의 입김이 강한 프랑스도 최근 지속적인 노동개혁을 통해 높은 실업률로 인해 ‘유럽의 병자’라 불리던 오명을 벗어나고 있다.

◇일자리 지키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 높여야

코로나19로부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독일처럼 단기적으로 최저임금의 동결이나 인하를 검토하고 주52시간 근무 예외적용과 탄력근로제 적용기간연장 등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급 임금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정부와 노사가 함께 협의해 나갈 시점이다. 지난 2월12일 현대차 노조는 ‘고객이 없으면 회사도 노동조합도 없다’고 언급했다. 대립과 갈등의 상징으로 인식된 노사문화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상생의 관계로 전환되기를 기대해 본다.

셋째, 획기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규제완화는 모든 정권에서 경제살리기 정책의 단골메뉴로 거론되었지만 아직도 ‘규제공화국’이라고 불리는게 현실이다. 규제는 필요에 따라 신설되지만, 한번 만들어 지면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없애는 게 쉽지가 않다.

국회에서 제정된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법안수를 살펴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정부규제개혁포털에 따르면 20대 국회의 규제법안 발의 건수는 3천923건으로 19대 국회의 1천335건보다 3배를 웃돌았다. 규제를 없애도 모자랄 판에 국회가 앞장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21대 국회는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공화국 한국’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기업인들의 푸념을 곱씹어 봐야 한다.

영국과 미국은 하나의 규제를 만들면 기존 규제 둘을 폐지하는 ‘원인투아웃(One-In, Two-Out)’ 제도를 도입했다. 그 결과 영국은 2013년 제도도입 이후 3년 간 약 14조3천억원의 기업 관련 규제비용을 줄였고,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도입해 2년간 약 36조7천억원의 규제비용을 감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2016년 규제비용관리제를 도입했지만 당해년도에 9천억원의 규제비용 감축을 보고하고, 2017년 이후에는 공식 보고서 공개를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말로는 규제완화를 외치고 있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기업의 투자촉진을 위해서는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를 대폭 손질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최근 경제단체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에 요청한 신산업에 대한 진입규제 혁신과 환경분야의 까다로운 행정절차 개선 등도 우선 검토가 필요하다.

아울러 이러한 규제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대통령직속 또는 장관급의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제도정비를 상시화하고, 모든 입법에 대해서는 규제영향분석을 의무화해야 한다. 그리고 원인투아웃의 규제비용관리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정부 리쇼어링 인센티브 확대

김성진 객원전문기자
(전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한편, 정부는 최근 리쇼어링 인센티브를 대대적으로 확대한다. 국내 유턴기업은 수도권 규제 범위 내에서 수도권에 부지를 우선 배정하고, 비수도권에 한해 기업당 100억원 한도이던 입지·시설투자·이전비용 보조금은 사업장당 비수도권은 200억원으로 확대하고, 수도권은 첨단산업이나 연구·개발(R&D)센터에 한정해 150억원으로 신설한다.

또 해외사업장 생산량 50% 이상을 감축하고 돌아온 유턴기업에만 법인세와 소득세를 감면해줬지만, 생산량 감축요건을 없애고 감축량에 비례해 감면 혜택을 준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리쇼어링 지원정책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의 국내 이전을 촉발하는 단비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보편적 가치도 변화한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얻을 수 있으면 최선이지만 현실에서는 어렵다. 코로나 이전에는 분배와 복지에 방점을 찍었다면, 코로나19이후에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성장이 중요해졌다. 일자리가 국민들에게 최고의 복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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