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4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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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사랑채에서 찾은 행복
임택
광주 동구청장

  • 입력날짜 : 2020. 06.30. 19:35
벨기에 작가 메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는 어린 남매가 행복의 의미를 찾아 환상의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다. 파랑새를 좇아 여행을 떠난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결국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말한다. 행복은 작고 초라하지만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집, 서로를 아껴주는 가족과 같이 ‘일상의 평범한 것들’이라는 진리는 동서고금을 떠나 여전히 유효하다.

동구는 오랜 기간 도심공동화로 마을공동체가 해체되고 상실감과 소외감을 느껴야 했다. 필자는 ‘파랑새’의 교훈처럼 위기의 동구를 구할 수 있는 해결책은 바로 가까운 마을 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파랑새’의 작가 메테를링크가 태어난 곳 벨기에의 겐트시(市)는 ‘커먼즈(Commons)’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도시 중 하나다. 커먼즈는 ‘공동체의 규칙과 규범에 따라 공동으로 다스리는 공유된 자원’으로 정의할 수 있다. 겐트시 커먼즈 정책의 주요 관심사는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획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도시 내에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경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겐트시에서는 커뮤니티, 주택 보급, 식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기획과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옛 수도원 건물을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관리하는 겐트시의 사례는 눈여겨 볼만하다. ‘Neighbors of the abbey(대사원의 이웃들)’라는 이름의 지역공동체는 오래된 수도원을 직접 관리하면서 문화행사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겐트시의 시민주도 지역공동체가 다양한 공유활동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겐트시의 사례와 같이 우리 동구도 마을의 빈 집, 유휴공간을 주민 공유공간으로 조성해 마을공동체 활성화의 기반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필자는 주민이 주체가 돼 운영하고 활용하는 동네사랑방 ‘마을사랑채’ 조성을 민선7기 대표공약으로 내걸었다.

‘마을사랑채’는 소통과 나눔이 가능한 주민복합공간으로 주민이 기획하고 참여하여 운영하는 곳이다. 각 마을마다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이곳은 다목적실, 공유 부엌, 책정원, 소통방, 전시관 등 마을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양새와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가장 먼저 문을 연 ‘지산2동 마을사랑채’는 지역대학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인근 대학 원룸청년들과 홀로 어르신 등 1인 세대들이 아침을 거르는 점을 착안해 매주 수요일 오전 8시에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운동 ‘무꽃동 마을사랑채’는 마을주민들이 직접 공모를 통해 조성한 특별한 공간이다. 이 마을은 손자부터 조부모세대까지 인구가 고루 분포되어 3대가 함께 놀이와 교육을 할 수 있는 ‘책정원’과 삼대가 미디어로 소통하는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인기리에 운영하고 있다. ‘산수1동 마을사랑채’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이 주민의 절반이상으로 음식 나눔, 자동차 정비교육, 주택 개보수 등 다양한 나눔·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문을 연 ‘학동 마을사랑채’는 주민들 의견에 따라 남광주시장 안에 위치한 옛 남광주역 철도관사의 원형을 살려 리모델링한 곳이다. 남광주 변천사를 간직한 ‘추억의 전시관’이 있는 이곳은 시장 상인과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연계한 ‘상어가족’ 밥상 프로그램, 다문화 여성들이 중심이 된 문화공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사랑채’의 활발한 활동은 주변 마을을 자극하여 연말까지 두 개가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며, 내년까지 13개동 전체에 조성된다.

이 같은 마을공동체형 도시조성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엔 동구가 ‘2020거버넌스지방정치대상’에서 공동체역량 증진분야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필자는 앞으로도 ‘마을사랑채’가 마을공동체의 협업을 강화하고, 마을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풀뿌리 자치력을 높일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나갈 것이다.

마을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주민 누구나 ‘마을사랑채’의 문을 열고 들어와 마음을 나누면서 가득 찬 행복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비로소 찾아낸 행복을 함께 잘 가꾸어 나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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