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2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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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갈곳 잃은 노인들 ‘여름나기 비상’
역대 최악 폭염예보 속 광주 무더위 쉼터 82% 휴관
고령자 확진 확산 ‘설상가상’…市 “냉방용품 등 준비”

  • 입력날짜 : 2020. 07.02. 19:46
“올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쓸까 모르겄네. 노인정이고 복지관이고 전부 닫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여.”

올해 최악의 폭염이 예보된 가운데, 코로나19로 무더위 쉼터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노인들의 여름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광주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고, 고령 확진자도 속출하면서 노인들은 오갈데 없는 처지에 놓였다.

2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공원. 더운 날씨 탓에 손부채질을 하며 여기저기 배회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벤치에 앉아있던 임모(69)씨는 “날씨가 더워지니 앉아만 있어도 등 뒤에서 땀이 뚝뚝 흐른다”며 “복지관도 벌써 4개월 넘게 문을 닫은 상태라 이제 어디서 더위를 피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김모(73)씨도 “여름이면 에어컨 바람 나오는 경로당에 나와 이웃들과 적적함을 달래곤 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감염병 취약계층인 노인들이 많이 모일 경우, 집단감염 우려가 있어 올 여름 경로당 등 노인시설의 무더위 쉼터는 문을 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 쉼터는 대표적인 폭염 대책 시설 중 하나다. 주로 경로당이나 노인시설, 복지관 등에 지정된다. 현재 광주지역 무더위 쉼터는 총 1천452개소로 이 중 노인여가시설인 1천193개소(82.2%)가 휴관중이다. 시설들이 하나둘 문을 닫자 공원 벤치나 정자 등 야외 그늘진 곳으로 노인들이 몰리고 있다. 주거지에서 가까운 무더위 쉼터가 휴관에 들어서면서 이들은 폭염에 장기간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폭염일수가 많고 무더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장마가 끝나고 나서는 극심한 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를 쓴 채 여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체감 더위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로나19 상황 속 무더위에 취약한 노인들을 위한 꼼꼼한 폭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광주 각 지자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폭염 대책 마련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무더위 쉼터를 대체하기 위해 냉방 용품 등을 나눠주는 방안을 고려하는 중이다. 그러나 장시간 더위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에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더위 쉼터가 대부분 노인여가시설인 만큼 감염우려 때문에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며 “개방된 정자 같은 곳을 발굴해서 야외 무더위 쉼터를 만들거나 횡단보도 그늘막 설치, 그늘목 심기 사업을 실시해 폭염저감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선별진료소 근로자 등을 위해 냉방용품을 보급하고자 5개 자치구에 예산을 교부하고 있는 단계이다”며 “무더위 쉼터 시설 개방을 대비해 방역지침이 마련돼 있다. 또, 취약계층이 폭염에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안전을 확인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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