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6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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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에서 희망을 찾다
유두석
장성군수

  • 입력날짜 : 2020. 09.23. 19:50
옐로우시티 장성의 가을은 향기롭다. 시가지부터 마을 어귀에 이르기까지, 눈길 돌리는 곳마다 일년생, 다년생 꽃들이 조화롭게 피어난다. 그중 백미는 단연 ‘황룡강 꽃길’이다.

많은 이들이 ‘장성’하면 노란꽃을 떠올린다. 3년 연속 100만명의 발길을 사로잡은 ‘황룡강 노란꽃잔치’ 덕분이다. 특히 작년에는 해바라기 정원과 10억 송이 가을꽃이 세 번의 태풍을 이겨내는 기적을 연출하며,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안겼다.

황룡강 노란꽃잔치는 단순한 지역축제가 아니다. 거기에는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바로 ‘가치의 재발견’과 ‘황룡강 정신’이다.

수년 전만 해도 황룡강의 가치는 퇴색되어 있었다. 잡풀이 우거졌고, 폐기물만 가득했다. 우스갯소리로 ‘새 냉장고 사면 헌 냉장고는 황룡강에 버린다’고 할 정도였다.

필자는 지난 2014년 민선6기 장성군수로 부임하며, 황룡강에서 착안한 ‘옐로우시티’ 컬러마케팅을 추진했다. 또 ‘황룡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강의 치수기능을 강화하고, 군민과 함께 꽃을 심어 노란꽃잔치를 개최했다.

그 결과, 버려진 땅이나 다름없던 황룡강은 거버넌스의 힘으로 변신에 성공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강’이 됐다. 또한 노란꽃잔치는 국토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황룡강 정신’을 상징하며, 5만 장성군민의 자부심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부득이 축제를 취소했다.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동신대학교 산학협력단의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노란꽃잔치 방문객 가운데 무려 89%가 외지인이었다. 축제를 개최한다면 지역경제에 도움은 되겠지만, 군민의 건강을 지켜내는 데 크나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대신, 우리군은 취소된 노란꽃잔치 예산을 전액 삭감해 수해 복구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공무원 해외연수 등의 예산도 삭감해 복구작업을 지원한다. 8월의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상처가 자못 깊기 때문이다.

이번 장맛비로 인해 장성군은 공공시설과 사유재산을 합해 280억 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군은 즉시 17억여원의 예비비를 투입해 응급복구를 추진했으며, 국 도비 포함 총 863억여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특히, 추석 전 후에는 36억여원의 재난지원금을 피해 주민과 농가에 지급해 빠른 일상 회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강 상류지역인 장성호를 활용한 근본적 수해 방지대책 마련도 논의 중이다. 필자는 장성호를 관할하는 농어촌공사와 관련분야 전문가, 군 공무원, 사회단체 회원 등이 참여하는 ‘장성호 수량통제 자문위원회’ 구성을 지역사회에 제안했다. 자문위원회를 통해 장성호 방류량과 방류시기를 사전에 결정한다면,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발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황룡강 10억 송이 꽃길의 감동도, 노란꽃잔치도 만날 수 없겠지만, 안타까움 대신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우리군도 지혜를 더해 위기를 극복하고, 진심진력(盡心盡力)으로 새롭게 5만 군민의 희망을 피워내겠다.

황룡강 꽃길을 그리워하는 분들에게 작은 희소식을 하나 전한다. 얼마 전 축제 개최를 위해 준비했던 해바라기 모종과 꽃씨를 황룡강 일부 구간에 식재했다. 추석 무렵이면 활짝 피어난 가을꽃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마스크 착용, 타인과 거리두기 등 개인방역수칙 준수는 필수다. 가급적이면 차량을 이용한 ‘드라이브 스루’ 관람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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