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3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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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체인지가 필요하다
김희준
법무법인 LKB&Partners 대표변호사
前 광주지검 차장검사

  • 입력날짜 : 2020. 09.24. 18:14
세상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크지만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동적·소극적 대응으로는 필연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능동적·적극적으로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인류의 발전사에서 낙오자가 되고 말 것이다. 과거에만 집착해서는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 우리를 추월하는 경쟁자들을 하나하나씩 구경하면서 꼴찌로 밀려날 것이다. 바야흐로 딥체인지가 절실한 때이다. 어설픈 변화로는 전광석화같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없다.

인류의 역사에서 이처럼 빠른 속도로 변화가 진행된 적은 없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면서 인간이 직접하는 영역은 급감하고 있다.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음식 주문을 하는 것마저도 사람이 아닌 키오스크라는 기계를 통해서 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도 하이패스나 무인통행 구간이 늘어나면서 수납원이 점차 사라져간다. 현금을 받는 곳도 갈수록 급감하고 있다. 스타벅스 등 웬만한 프랜차이즈들은 현금을 받지 않는다, 신용카드나 자체적인 회원카드를 통해서 거래를 한다. 스타벅스는 자체 회원카드 거래량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스타벅스 화폐를 만들어내는 효과를 창출했다. 이를 토대로 금융업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의 영역을 무한정 확대해가고 있다.

국가에서만 발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화폐의 개념도 이제 완전히 바뀌고 있다.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회사에서는 자체 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가 대표적인 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도 점차 발전해가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현금은 지구상 경제에서 사라져 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금으로 불법 비자금과 범죄수익금을 숨기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현금이 사라지면 양성화하지 못한 불법자금들도 발붙일 곳이 없어진다. 사용하지 못하는 현금은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마늘밭에 묻혀 있는 현금들이 다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늘 편리한 것만은 아니다. 고령의 노인분들에게는 적응하기 힘든 세상이다. 신용카드가 없는 노인들은 현금을 가지고도 필요한 물건을 사기 힘들다. 실제로 친척 어른이 버스를 타고 서울에 오면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현금을 받지 않아 음식을 사먹지 못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현금이 애물단지가 되는 세상이 생각보다 빨리 오겠다는 생각을 들었다. 기차·버스·비행기 표도 스마트폰 어플이나 인터넷을 통해 좌석까지 지정해 구입한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할 줄 모르는 노인들에게는 정말 불편한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들은 아직도 대면문화에만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급변하면서 그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게 하였다. 전통의 굴뚝산업은 쇠퇴해가고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언택트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전통의 내연기관차 시대에서 수소차,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로 본격 진입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2차전지 산업은 그동안 우리를 먹여 살려왔던 반도체 시장보다 더 크다고 한다. 이 시장을 어느 나라가 주도하느냐를 두고 치열한 기술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LG화학, 삼성SDI등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다. 이들 산업의 주가는 최근 몇 배 상승하였다. 시대적 변화에 부합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회식문화도 바뀌어 가고 있다. 예전에는 직접 모여서 밥 먹고 술 마시는 콘택트 문화였다면 지금은 언택트 회식문화로 바뀌었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는 코로나가 큰 몫을 했다. 작은 아들은 다자간 화상통화를 하면서 자신의 방안에서 회식을 한다. 친구들끼리 시간을 정해놓고 줌을 통해 접속한 다음 각자 사온 맥주와 안주를 먹으면서 수 시간 동안 얘기를 하면서 즐거워한다. 굳이 만나지 않더라도 친구들 간 우정은 깊어져만 간다. 게임을 통해서 모르는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진다. 오히려 인적네트워크의 폭은 더 넓어진다. 방안에 앉아서 그 사람들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온갖 주제에 관해 얘기를 한다. 이처럼 세상은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에만 집착해서는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 시대적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모든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2차전지 산업 등 미래성장동력산업을 발굴해서 적극적 지원하고 육성해야 한다. 혁신가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거기에 우리의 먹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 그린뉴딜과 디지털 뉴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뉴딜정책은 그 방향을 잘 잡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보다 내실 있는 내용으로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가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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