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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 박대우
박대우 지역발전정책연구원장

  • 입력날짜 : 2020. 11.19. 17:57
박대우 지역발전정책연구원장
광주시와 전라남도가 둘로 나누어진 것은 1986년이다. 광주시가 광산군과 송정시를 포함하는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전남도에서 분리되어 각각의 독립된 행정구역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들여다보면 행정체계만 분리되어 있을 뿐 광주와 전남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밀접한 연계성을 갖고 있다. 시민들은 행정구역이 개편된 지 3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한 지역이나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으며 지역 간의 이질감이나 생소함을 느끼지 않는다.

두 지역의 인구 현황과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연계성과 밀접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광주의 인구는 2014년 147만5천884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감소 상황을 반전시킬 특별한 해법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인구감소의 속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이 바로 전남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광주시로 주소를 옮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전남에서 채웠다. 전남에서 광주로 전입한 인구는 2015년 50.9%, 2016년 51.1%, 2017년 51.4%, 2018년 53.8%, 2019년 54.8%에 이르고 있다. 청년 인구의 유입 역시 전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이 갖는 정서적 동질성은 당연한 것이고 행정과 정책의 연관성도 높을 수밖에 없다. 두 지역이 때로 경쟁하는 구도 속에서도 결국 하나로 의견을 모아야 하는 상생과 협력의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단어를 찾자면 ‘脣亡齒寒·순망치한(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이 아닐까 싶다. 가까이에 있는 하나가 망하면 다른 하나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렵다는 뜻이니 더 이상 들어맞는 문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손을 잡고 함께 가야 할 두 지역이지만 최근 각종 현안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와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우려스럽다.

최근 523개의 광주시민·사회단체는 광주와 전남의 군 공항 이전에 따른 상생협약에 대한 성과가 없기 때문에 2021년 민간공항 이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얼마 전 시장 직속 시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광주시민 79.5%가 군공항이 전남으로 옮겨가지 못한다면 민간공항을 이전하는 것도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나타났으니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전남의 지자체에서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전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와 가두행진을 벌이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남 나주시에 세워진 SRF 열병합발전소를 둘러싼 논란도 위태롭기만 하다. 나주시는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광주시에서 직접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고 80여개 단체가 차량 원정시위에 나서는 등 발전소 가동을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는 문제의 발단은 나주시가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승인해준데서 비롯됐다”는 입장과 함께 기존에 체결된 합법적인 계약 관계에 따라 조치할 것이며 이를 위해 모든 법적인 수단까지 고려하고 있어서 자칫 법적인 책임공방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2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만나 “두 지역 정치, 경제,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행정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의 화합과 소통 속에서 논의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소수의견이 존중되도록 한다”는 합의에 이른 것이다.

1단계로 광주전남연구원이 통합의 내용, 방법, 절차 등에 관한 연구 용역을 수행하고 2단계에서는 용역 기간 1년, 검토·준비 기간 6개월을 거쳐 시·도 통합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문제는 시기와 방법이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시·도간의 갈등은 촌각을 다투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행정 통합 논의에만 2년여의 시간이 소요되고 추후 구성될 공론화위원회의 법적 지위도 명확하지 않다.

일각의 우려처럼 당장의 어렵고 곤란한 상황을 피해가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감안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식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각의 사안별로 서로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정치는 사안의 유·불리가 아니라 최선의 선택을 필요한 순간에 내보이는 의무감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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