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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 천연염색재단의 ‘으름장’
정종환
부장·나주 담당

  • 입력날짜 : 2018. 10.30. 18:39
나주시 출연기관인 (재)천연염색재단이 최근 사업 현황 및 예산에 대한 취재 자체를 거부하고 나섰다. 정보 공개를 청구해도 자료를 내줄 일은 없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상상 못할 고자세에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비단 라(羅), 고을 주(州)라는 지명에서 보듯 나주는 천연염색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전문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나주가 명실공히 천연염색 산업의 새로운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영산강 주변에서는 예로부터 쪽을 많이 재배해 왔던 만큼, 신(新)브랜드로 성장 가능성 또한 크다고 볼 수 있다. 단순하게 쪽 염색만이 아니라, 각각의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는 흙, 나무, 벌레, 식물 등 모든 자연을 담아 부가가치를 한껏 업그레이드 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

하지만, 천연염색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는 천연염색재단은 ‘외부’에 단단히 빗장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언급했듯 천연염색재단은 강인규 나주시장이 이사장으로 돼 있는 기관이다. 나주시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적어도 현재로선 뒷짐을 지고 있는 듯 하다.

색(色)은 자연이 가진 고유의 것이고, 염(染)은 인위적인 것이라 하나, 천연염색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개념이다. 나주시가, 천연염색재단이 순응의 이치를 도외시하고 있다면 어불성설이 아닌가.

천염염색재단의 몰염치한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다. 특히,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정보 공개 청구제를 무력화 하고자 하는 무도한 발상은 매우 위험하게 보인다.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천염염색재단이 ‘그들만의 성지’로 남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이다. 추진 사업을 쉬쉬하고 예산 내역을 감추고,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배짱은 서슬 퍼런 군사독재 시대에나 통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광장의 촛불 민심이 타오르고 있는 참 민주주의의 세상이다. 안하무인 격의 천염염색재단의 대오각성을 거듭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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