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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세운 학교
김규랑
문화기획자

  • 입력날짜 : 2019. 02.07. 18:24
모든 일상을 뒤로 하고 달려가는 곳, 가족이 있는 곳이다.

오랜만에 온 가족들이 모여 떡국을 먹으며 덕담을 나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나이, 올해도 한 살씩 더 먹는다. 어린 조카부터 부모님까지 가족 모두 앞자리가 바뀌어 가거나 뒷자리가 바뀌었다.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는 각자의 삶에서 자신의 모습을 잘 살아내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복잡하고 반복되는 일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고 평온해지는 가족을 만나러 먼 길을 달려 만나고 오는 일, 우리나라 설날 가족의 모습이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가족이나 친척을 만나며 온 가족이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덕담을 건네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다.

세상이 신기하기만 한 아이들에서부터 스카이캐슬의 예서나 혜나처럼은 아니더라도 입시를 앞둔 청소년,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분주한 청년들, 직장생활에 지친 중·장년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삶은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버겁다. 하지만 가족이 있어 힘이 난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든든한 지지자이며, 너무도 가까이 있어 소중한지 잊고 살았던 ‘가족’.

우리는 ‘가족’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는 서로의 가족 구성원에 대해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한다. 부모와 형제·자매, 부부와 자녀가 서로 착각과 오해 속에 빠져 가족의 껍데기만을 잡고 사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서로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정작 제대로 알지 못했던 가족의 마음, 심리적인 문제, 인간관계가 모두 가족으로부터 오기도 하며 오래된 상처와 결핍의 고통에서 벗어나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것 또한 가족일 것이다.

상처와 치유를 함께 하는 사람들, 가족.

모든 이들의 인생과 이야기가 그렇게 다양하고 많다고 해도, 사람이 각자 성장하고 삶을 살아갈 때 일관되게 흐르는 중심축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맥, 그것은 바로 가족일 것이다.

가족은 서로가 참 많이 닮는다. 때론 서로가 서로를 비추어 주는 거울 같기도 하다.

이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많은 애정을 보이는 것도 가족이며, 나에게 가장 큰 질타를 보내는 것도 가족일 것이다. 또한 가족 모두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끝없이 자라나는 나무와 토양이기도 하며, 탄생과 죽음을 맞이하는 신성한 곳이기도 하다.

내가 이 세상에 어떻게 태어났는지, 누구를 통해 나타났는지 알게 되는 일.

신이 준 가장 큰 선물, 가족이다.

‘가족’은 인간이 삶과 사랑을 배우게 하기 위해 신이 세운 학교라고 한다.

명절을 보내고 가족모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신이 나에게 준 선물 ‘가족’을 잘 만나고, 잘 보고, 잘 알아차리며, 사랑하며 삶을 살아가기를 이른 아침에 깨어 있는 이 시간,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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