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오피니언 > 문화난장

광주매일 창조클럽 아카데미 상반기를 마치며
장애자
광주인스튜디오 대표

  • 입력날짜 : 2019. 07.11. 19:27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사는 게 그리 녹록지 않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게 인생이기도 하다. 그걸 알면서도 가슴을 치기 일쑤다. 앞서간 수많은 현자들도 어차피 인생은 고(苦)라 했다. 다만 어떻게 잘 극복하고 살아가는가의 문제다. 꿋꿋하고 당당하게 전진하는 것,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엊그제 광주매일신문 창조클럽 아카데미 상반기 강좌가 마무리됐다. 항상 유익하고 감동적인 강좌로 우리 원우들을 즐겁게 해줬다. 각 분야에서 최고이거나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강사들은 오랫동안 천착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지식과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어디에서건 듣지 못할 소중하고도 귀한 정보였다.

그날 마지막 강좌도 마찬가지였다. 바로크 음악의 연구가이고 대가인 김진 선생의 렉처콘서트였다. 때마침 요즘 바로크 음악 강연이 여기저기서 유행이어도 기회가 없었던 터라 마침 잘 됐다며 기쁜 마음으로 접했다. 대체나 선생은 직접 바로크 바이올린과 모던 바이올린을 비교해가며 1600년부터 1750년까지 진행됐던 바로크 음악의 실체를 낱낱이 보여줬다. 바로크의 어원부터 알려줬다. ‘이지러진’ 진주란다. 학창시절에 듣긴 했었는데…. 바로크 음악의 진수는 담백함이었다. 화려하거나 부풀려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표현이었다. 모던음악이 화려하고 풍성하다면 바로크는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은 순수함이었다.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음악가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는 그 시절의 악기를 염두에 두고 작곡할 수밖에 없다. 모던악기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게 김진 선생의 생각이다. 그리하여, 김진 선생은 진정한 바로크 음악이라면 바로크 시절의 악기로 연주하는 게 맞단다. 당연히 그날 강연과 곁들여진 연주는 바로크 시절의 바이올린으로 진행됐다. 김진 선생은 바로크 음악을 접하자마자 단박에 빠져들었다. 섬세함이 살아 숨 쉬는 순수한 음색에 넋을 잃었다. 잘 나가던 엘리트 코스를 접고 고음악으로 선회했다. 그게 벌써 27년 전. 그리고 고음악연구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모임을 만들어 바로크음악의 비옥한 선율 지키기를 마다하지 않았단다.

김진 선생의 바로크 음악에 이어 2부는 원우들의 무대로 꾸며졌다. 백영경(플룻) 최은녕(피아노) 박정서(피아노) 최철(성악) 이우광(바순) 등의 원우들이 출연해 멋드러진 연주회를 선보였다. 익숙한 이들이 드레스와 무대복으로 우아하게 단장하고서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원우들이 고품격의 클래식음악을 연주하는 양을 보면서 마치 내가 무대에 선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만끽하며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큰 박수로 호응했다. 그리고 브라보를 외치며 앵콜을 청했으나 “준비한 곡이 이것 밖에” 또는 “이어지는 무대 때문에” 라며 퇴장하기 일쑤였다. 무대와 객석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많은 곡을 듣고 싶었으나 앵콜은 딱 한 곡밖에 없다는 말에 한바탕 뒤집어지며 웃었다. 일상에서 겪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리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음악과 함께 하는 순간이, 더군다나 내 이웃이, 내 지인이 고급진 무대에서 연주회를 갖는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예술을 즐기는 시간을 자주 갖고 싶어졌다. 늘 이런 귀한 시간과 기회를 주는 광주매일 창조클럽 아카데미에 감사드린다.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http://www.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