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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찾아온 지구 문명사적 대사건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20. 03.25. 18:32
요즘 만나는 지인 분들의 한결같은 질문은 ‘코로나19가 언제 끝날 것 같습니까’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현재 지구촌 감염 속도를 보면 정말 잘 모르겠다. 이 지긋지긋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더 오래간다면 우리네 삶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이 안 간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4일(현지시간) 5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은 중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환자가 많지만, 확산 속도가 가장 빨라 새로운 ‘코로나19 진앙’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환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조만간 중국보다 많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과 유럽에 이어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새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경고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나왔다. 막강한 전파력으로 지구촌을 병들게 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세계 각국의 방역 대책에도 진정은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은 흑사병 이후 대재앙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코로나19가 3개월여 만에 전 세계를 ‘셧다운’시켰다. 지난해 12월 중국 남부 후베이성의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을 넘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모두 184개국에서 퍼졌다. 현재 3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도 1만8000명을 넘어섰다. 국가별로 보면 발원지인 중국이 8만1218명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 6만9170명, 미국 5만3268명, 스페인 3만6673명, 독일 2만2302명, 이란 2만4811명, 프랑스 2만2302명, 한국 9137명 순으로 피해가 컸다.

걱정이 크다. 확산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력한 대응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전시에 준하는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1일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하고 전 세계 모든 국가로 적용대상을 확대했다. 또 20일 밤부터는 미국과 캐나다간의 국경을 일시 폐쇄했으며 멕시코와의 국경 제한도 검토 중이다. 미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민의 외출을 전면 금지하는 자택 대피령을 내렸으며 군 병력을 동원해 관리에 나섰다. 프랑스 역시 17일 정오부터 보름간 전국민 이동 금지령을 내렸으며, 사태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의 경우 내달 3일까지인 전국 이동 제한 및 휴교령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필리핀이 주식과 채권, 외환시장 무기한 휴장에 돌입했고, 독일의 연방법원과 주요국의 대중 교통까지 사회적, 경제적 인프라 역시 작동을 멈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음달 5일까지 종교와 유흥,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중단을 권고하는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까지 발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섰다. 4월5일 개학하면 또 다른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까 우려스럽지만 감염원 노출 최소화가 방역의 최선책이다. 학원, 체육관, PC방, 노래방, 클럽 등 감염원에 집단 노출될 수 있는 곳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개학 연기로 마땅히 갈 데가 없어진 학생들이나 무너진 일상에 심신이 지친 우리 모두가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협조해야 한다.

정부가 보기에는 향후 보름 동안을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결정적 시기”라고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함께, 앞으로 나아갑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바이러스에 맞서는 우리의 싸움은 거대한 이인삼각 경기”라며 연대 정신을 당부했듯이 한층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서라도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온 국민이 국가적 재앙으로 번진 미증유의 역병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실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정부도 방역지침 위반 행위에 대한 행정명령이 단순한 엄포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엄하게 영을 세우고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외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얘기하기도 한다. 우리도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의료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지속가능한 진지전으로 전체시스템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현재 치료제나 백신 개발은 요원한 상태여서 감염병시대의 ‘뉴노말’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19 팬데믹은 1919년 스페인독감 이후 100년만에 찾아온 지구 문명사적 대사건이다. 정부는 중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현재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고 미래전략을 짜야 한다. 자원과 인력의 선택과 집중, 효율적 배치와 관리를 통해 시민 스스로 헌신과 참여가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런 공포의 세상, 처음 겪어보지만, 일제감정기 한국전쟁 광주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어른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모두, 다, 지나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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