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오피니언 > 기고/칼럼

우보만리(牛步萬里) / 김희철

  • 입력날짜 : 2021. 01.27. 19:57
김희철 광주북부소방서장
미국 한 단체 표어에 ‘One day at a time’이란 말이 있다. ‘날마다 꾸준하게’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묵묵히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뭔가’가 일어나는데, 이것이 일어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게 되므로 매일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같은 의미로 ‘소의 느린 걸음으로도 꾸준히 가면 만 리를 간다.’는 우보만리(牛步萬里)라는 말이 있다.

‘뭔가’를 얻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꾸준히 준비하고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한다. 안전도 마찬가지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화재 등의 위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소방에서는 지속적으로 화재예방과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소방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그 중 안전 습관화가 필요한 세 가지를 지키고 배우며 꾸준하게 노력하면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반사적인 안전행동으로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주택용 소방시설 의무 설치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든 일반주택에는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유지·관리해야 한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소화기와 화재경보기를 말한다. 주택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경우에 화재를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인지나 신체기능이 저하되어 대피가 늦어질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소방청 자료에 따른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1977년에 기준을 마련하여 27년 만인 2004년에 96%의 주택에 화재경보기를 보급해 사망자를 46% 감소시켰다.

또한 일본의 경우에도 2004년에 기준을 마련하고 11년 만인 2015년에 81%의 주택에 화재경보기를 설치해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를 12% 감소시켜 사망자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이처럼,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초기에 경보음을 울려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명피해를 줄이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아파트에서 화재 발생 시 대피공간이나 경량칸막이의 위치 및 피난요령을 평소에 확인하는 습관이다. 아파트 피난 시설의 경우 1992-2005년에 시공된 일자형 아파트 등에는 발코니 경계벽을 경량칸막이로 만들어 놓아 옆집 발코니로 대피할 수 있게 만들었다.

두드리면 가벼운 ‘통통’소리가 나며 파괴하기 쉬운 재질로 되어 있어 위급상황 시 누구나 쉽게 파괴할 수 있다.

2005년 이후 시공된 타워형 아파트 등의 경우에는 옆집이 나란히 붙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경량칸막이 대신 방화문이 설치된 대피공간이 별도로 있어 집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경우 대피공간으로 대피 후 문을 닫고 119구조요청을 하면 된다.

또한, 2008년부터는 하향식 피난구를 사용할 수도 있어 현재 아파트에는 경량칸막이, 대피공간, 하향식 피난구 가운데 한 가지가 설치되어 있으니 확인 후 평상시에 이러한 공간에 가구나 짐을 쌓아두지 않고 비워 두어야 한다.

셋째, ‘불나면 대피 먼저’다. 최근에는 건축물의 현대화·복잡화로 화재 발생 시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과거보다 짧아지고 연기 질식에 의한 사망자도 많아짐에 따라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최우선이 되고 있다.

새해를 맞아 많은 이들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다짐을 할 것이다. 여기에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고 누군가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안전한 삶으로의 도약을 위한 ‘생활 속 안전 습관화’를 목표로 추가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http://www.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kjdaily.com